🥕자전거에 대한 단상
제가 일본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할 때, 취직에 성공한 후 가장 먼저 했던 일은 바로 자전거를 사는 일이었습니다. 신중하게 여러 가게를 돌며 견적을 낸 뒤, 제 기억에 한국 돈으로 20만원이 채 되지 않는 강렬한 홍당무색의 자전거를 사게 되었습니다. 어릴 때 네발 자전거를 시작으로 여러 자전거들을 거치며 현재 자전거 달인(?)의 경지에 오른 저이지만, 그래도 제 손으로 자전거를 사는 일은 처음이더라구요! 그래서 자전거를 사고 집으로 끌고 오는 길이 무척 설렜고, 앞으로 일본에서의 1년을 책임질 제 이동수단이 너무 귀여운 나머지 당근이라는 애칭을 붙여주기도 했습니다.
일본은 시프트 근무가 대부분이였기에 저는 2군데에서 일을 했는데요, 둘 다 자전거로 각각 50분, 30분 정도 걸리는 곳이었습니다. 자전거로 평균 40분이라고 한다면 아마도 - 해볼만 한데?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으나 생각보다 이건 꽤 중노동입니다🤣 한국과 다르게 일본은 자전거가 가장 보편적인 이동수단임에도 불구하고 자전거 도로가 따로 깔려있는 경우가 드문데요, 그러다보니 인도로도 차도로도 자전거는 자유롭게 다닐 수 있었습니다. 스피드를 중시하는 저는 주로 차도로 달렸는데, 따로 자전거 도로는 없더라도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어딜가나 있었기에 사람으로 만들어진 자연스러운 자전거 길을 따라 달리다보면 무리 없이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생활에서 그리운 순간을 몇 개 꼽으라면 저는 아마도 큰 고민 없이 이렇게 자전거를 타는 순간을 그 중 하나로 꼽을 것 같습니다. 두 바퀴가 주는 생각보다 커다란 자유로움과 시원한 바람, 그리고 자전거로 누비며 시선을 두었던 여러 풍경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기 때문이죠. 자전거를 탈 줄 아시는 분들은 아마 저의 이런 감상에 공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한국에서도 자전거를 탈 기회는 많았습니다. 서울에서는 따릉이도 그렇거니와, 저는 친구들에게 깜짝 생일선물로 무려 자전거를 받았었는데요, - 심지어 아무런 연락 없이 딸랑 자전거만 보내는 바람에 누가 보낸 건지 추리를 했어야 했습니다 - 하필 제 자취방이 언덕 꼭대기에 있는 바람에 그 선물은 이내 애물단지가 되어 본가에 보내고야 말았습니다,, (친구들아 미안해!😘) 자칭 자전거 달인인 저는 꽤 많은 제자들을 두고 있는데요, 너무 스파르타로 가르치는 바람에 지금 자전거를 탈 줄 알게 된 제자는 사실 극히 드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저를 거쳐간 제자들이 너무 나약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혹시 빠르게 속성으로 자전거를 배워보고 싶다면 DJ 징징에게 연락 주세요😋
'영화관'하면 저는 어두운 조명 아래 검붉은 의자들이 있는 것을 상상하곤 하는데요, 요즘에는 CGV를 제외하면 대체로 좌석 색도 알록달록하거나 검은색이라서 이런 이미지와의 괴리를 종종 느끼곤 합니다. 그런데 자전거 영화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작년(2023년)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Ulsan Ulju Mountain Film Festival - UMFF)에서 시도했습니다. 이 영화제는 국내 유일한 산악영화제이자 세계 3대 산악영화제라고 하는데요, '산악'영화제인만큼 환경과 에너지에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작년 아시아 최초로 친환경 에너지를 이용해 영화를 상영하는 기술을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서 개발해 이 영화제에 '움프페달극장'이라는 이름으로 선보였습니다. '지속가능한 영화제'를 위한 많은 노력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 저도 언젠가는 가서 경험해보고 싶은 영화제입니다!
우리나라도 배달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오토바이도 물론 많이 보이지만, 자전거로 배달을 하는 사람도 이제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 '프리미엄 러쉬'의 배경인 뉴욕에서는 자전거를 통한 배달이 보다 더 일상적이고 흔하다고 하는데요, 주인공인 '와일리'(조토끼가 주인공입니다🐰) 또한 자전거로 배달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 배달을 하는 과정에서 '위험한 물건'을 맡게 되고 와일리는 엄청나게 스릴 넘치는 추격전을 펼치게 됩니다. 한강에서 따릉이를 타다보면, 같은 자전거 도로를 사용하는 게 머쓱할 정도로 빠르게 지나치는 라이더들을 볼 수 있는데요, 가끔 그 어마어마한 속도에 놀라곤 합니다. 흔히 우리가 일상적으로 떠올리는 아기자기한 자전거와는 다른 이 자전거들, 영화 속에서도 엄청난 속도의 추격전이 스크린 너머로 펼쳐집니다. 저는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지는 못하고 OTT를 통해서 봤었는데요, 영화관에서 봤으면 또다른 재미가 있었겠다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런 류의 영화는 스토리보다는 영상적인 재미를 위해 보는 경우가 많으니 소개는 이만 줄이고 한 번 보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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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Sticky fingers - Any Day Now
제가 요새 엄청나게 빠져있는 그룹의 가장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전곡이 너무 좋아서 요새 음악을 듣기만 하면 이 그룹의 노래를 재생하는데요. 봄이 점점 다가오는, 왠지 모르게 설레는 요즘 듣기 정말 좋은 노래인 것 같습니다!
TIP) 앨범 커버를 클릭하면 노래 감상이 가능한 유투브 링크로 연결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