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 낭만의 시대!
개천절부터 한글날까지, 연휴가 길었던 한 주입니다. 독일에도 10월에는 공휴일이 이틀 정도 있는데요. 올해는 모두 주말이라 혜택을 보지 못했습니다. 이곳은 한국처럼 대체공휴일 개념이 없어서 휴일이 주말이면 그 날에 상점을 닫고 쉬어버리거든요. 저는 본투비 뽀로로라 이번 한 주, 한국에 계신 분들을 부러워하며 지냈는데요. 그 마음을 핑계로 괜시리 늦은 시간까지 침대에 누워 활자중독처럼 웹소설을 읽어내려갔습니다. 다양한 장르를 읽었지만, 오늘 소개할 '무협'도 빼놓을 수 없었죠. 이번 호는 방구석 DJ에선 처음 다루는 주제인 것 같은데요. 제 전문 분야(?)는 아니지만 하고 싶은 말은 많은 장르랍니다.
여러분은 혹시 '천리안'이라는 사이트를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요즘이야 무협 장르가 다양한 연재 사이트를 고르라면 '문피아'가 먼저 생각나는데요. 오래 전 PC통신 시절에는 천리안에 소위 금손 작가님들의 연재가 이어지곤 했답니다. 1세대 무협소설을 꼽으라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묵향>도 천리안에서 연재가 시작됐습니다. 지금이야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책이나 웹툰으로 무협을 접할 수 있지만, 그때는 한 주 한 주 올라오는 작품을 읽으러 사이트를 들락거렸던 시절이 있었죠. 일정 회차 이상이 쌓이면 묶어서 읽을 수 있도록 텍스트 파일로 만들어 전자사전이나 MP3에 넣어다니기도 했고요. 다양한 E-Book기기가 많아진 요즘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면 혹자는 '예전엔 귀찮아서 어떻게 했나 모르겠다'고 하겠습니다만, 나름의 낭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좀 더 큰 다음엔 학교 도서관에서 무협지를 발견해 읽는 기쁨도 있었구요.
무협을 왜 읽느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하고 싶습니다. 주인공의 모헙과 성장에 동행하는 게 즐거워서, 라고요. 소위 '회빙환'이라 불리는 회귀, 빙의, 환생의 웹소설 문법이 무협에 더해지면서는 먼치킨 주인공도 많이 등장했습니다만... 역시 그들이 조금 부족하고 어리숙하던 시절부터 함께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즐겁습니다. 그렇기에 작가들도 이 점을 알고 먼치킨 주인공에게서 그 능력을 빼앗아버리면서 (죽음 뒤에 오는 회귀 또는 환생을 통해 등등) 독자가 몰입할 지점을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무협의 세계에는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파(가문)이 있고, 또 그들만의 무술과 무기가 있고, 예법과 철학이 있습니다. 승자와 패자가 있는 싸움 다음엔 인생을 관통할만한 철학적인 통찰이 드러나는 장면도 있구요. 그 점이 언제 읽어도 매력적이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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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증의 사내, 회귀하다!
<광마회귀>는 제목부터 줄거리에 대한 힌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우선 '회귀'에서 이 작품이 회귀물이란 점을 유추할 수 있죠.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줄거리 소개는 아래와 같습니다.
미친 사내가 미치기 전의 평범했던 시절로 돌아간다면.
사내는 다시 미치게 될 것인가?
아니면 사내의 적들이 미치게 될 것인가.
광마 이자하, 점소이 시절로 회귀하다.
어떤가요? 이렇게만 읽어도 흥미가 돋지 않나요. 미친 사내는 과연 다시 미칠까, 아니면 사내는 평범하되 그의 적들이 미칠까. 광마의 뜻이 무언지 찾아보니 미친 마귀나 상궤를 벗어난 행동을 하는 미치광이 무인을 뜻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주인공인 이자하는 회귀 전에는 광마로 살았고, 회귀 후에는 무협지의 핍박받는 평범한 사람들을 지키는 존재로 살아갑니다.
회귀물의 재미 포인트는 주인공이 이전의 삶과는 다른 선택을 하며 성장하는 모습이잖아요. 마찬가지로 이자하도 광마로 살던 시절과는 달리 끊임없이 무림인을 디스(ㅎㅎ) 하면서도 무림인이 평범한 이들을 괴롭히는 것을 가만두지는 않습니다. 다크히어로처럼 상인이라든가 시녀들을 시대와 외적인 핍박으로부터 보호하려고 노력해요. 그리고 그 서술이 웹소설의 문법을 사용하면서 재미는 배가됩니다.
무협소설은 한자어의 사용이 많고, 매니아층만 이해 가능한 단어들도 꽤 등장하는 편이라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란 생각이 드는데요. 그에 반해 이 작품은 이자하가 뱉는 개그나 독백들이 현대적인 밈을 적재적소에 갖다 쓰고 있어 지루하지 않습니다. 통쾌할 땐 통쾌하고, 깊은 사유가 필요한 곳에는 또 진중한 생각들이 나옵니다. 비단 주인공 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들도 함께 성장하면서 (내적, 외적으로) 작품의 중후반부로 달려갈수록 독자도 같이 성장한 것 같은 뿌듯함을 느낍니다. 서사가 차곡차곡 쌓여서 이룩하는 감동적인 장면들도 등장하구요.
장르적 특성이 있다보니 다른 작품들처럼 편하게 '추천드립니다! 읽어보세요!'라는 말을 남발하기는 저도 좀 망설임이 있는데요. 그럼에도 주인공이 은은하게 돌아있는 작품이 취향이라면 도전해보실만 합니다. 과연 전생에 광마였던 사내는 이번 생에 어떻게 살아갈 지 지켜봐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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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디깅을 하다 찾아낸 팝송인데요. 잔잔한 멜로디와 가사가 어우러져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곡이에요. 요즘 계절과도 어울린단 생각이 들어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