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다양한 여행지들이 있지만, 그 중 제주만큼 특별한 느낌을 주는 곳은 없는 것 같습니다. 땅의 길로는 갈 수 없는, 검은 돌과 다양한 주홍빛 귤이 가득한 섬! 이렇다 보니, 사람들은 제주에 대해 자주 글을 씁니다.
그 중 하나는 이원하 시인의 시집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가 있죠. 저는 이 책을 몇 년 전 제주도에서 2주살기를 할 때 가져가 바닷가에서 읽었는데요. 그 중 오늘 제가 소개해 드릴 영화를 떠올릴 만한 구절이 있어 인용해보겠습니다. 아직 이 시집을 읽지 않은 분들 중 제주에 갈 계획이 있으시다면, 문득 저의 추천이 떠올라 이 시집을 가져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남의 집 마당에 빨래가 널려 있는 시간도 있고 / 유채꽃이 개나리로 보이는 시간도 있고 / 자꾸 물건을 떨어뜨리는 시간도 있어요
입술을 자꾸 놓치는데 그 아래서 / 정면으로 된 렌즈를 끼는 시간이 있고 / 내가 다섯 걸음 걷는 동안 / 한 걸음 걷는 할머니의 시간도 있죠
(<눈 감으면 나방이 찾아오는 시간에 눈을 떴다> 중에서)
🏖️제주만의 TMI
제주도, 저는 여행으로는 성인이 되고, 그것도 코로나 이후에 처음 가게 되었는데요. 서로 안 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친구 K와 2주가 넘는 기간 동안 제주도를 이곳저곳 돌아다녔습니다. 아직도 K와 만나면 그때 얘기를 곧잘 하곤 하는데요, 그만큼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저도 K도 사실 섬 출신이긴 합니다만 영도는 부산의 일부이고, 또 연결되어 있는 다리들이 너무 많아서 저도 가끔 섬이라는 것을 까먹곤 합니다. 지하철이 왜 없었지 떠올리다가 '아, 맞다! 섬이었지?' 이럴 때도 있구요🤣
아무튼,, 여태 제주도에 다시 갈 기회가 없었는데, 한 달 전 저는 제주도에 다시 가게 되었습니다. 바로 소중한 친구 A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는데요, 그때의 경험을 여러분에게 잠깐 말씀드리고자 해요! 너무 감사하게도 A가 많은 것들을 챙겨주어서 거의 몸에 카메라만 걸치고 도착한 제주는 여전히 푸르고 상쾌했습니다.
그리고 두근거렸던 A의 결혼식, 아직 저는 결혼식에 많이 가본 편이 아닌데요. 하지만 그럼에도 제주도의 결혼문화는 조금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저, 여러분 혹시 부신부, 부신랑에 대해서 알고 계신가요? 보통 신랑신부의 가족이나 친구가 맡는 것으로, 결혼식에서 전반적인 진행과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결혼식 전후로도 다양하게 신랑신부를 도와주기도 하고요! 물론 그런 사람이 결혼을 할 때마다 존재하겠지만, 명확히 '부신랑/신부'라는 명칭으로 정해져 있는 게 신기하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축의금의 경우에는 이런 부신랑/신부에게 전해주거나 신랑신부의 손에 직접 쥐어주며 덕담을 주고 받는 것 또한 제주만의 특별한 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도 결혼식에 가서 축의금을 내려고 보니, 봉투를 받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의아했는데, 결혼식이 끝나고 나서야 신랑신부에게 직접 전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제가 청첩장을 받고 가장 크게 놀랐던 사실은 예식 시간이 엄청 길다는 것이었습니다. 4시간이 넘었던 것 같은데, 원래는 더 긴 것을 굉장히 단축시킨 것이라고 A에게 전해듣고 더욱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 결혼식이 다가올 무렵 A의 카**톡에는 온통 A의 결혼사진으로 도배되어 있었는데요, 제주도에서는 친한 지인이 결혼을 하면 그것을 축하하는 의미로 자신의 프로필 사진으로 올려둔다고 합니다. 이건 분명 카**오톡이 생긴 이후 만들어진 문화일테니 오래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은 아닐텐데요, 그럼에도 이게 문화로 자리잡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이 모든 건 제주가 섬이라는 특징으로부터 나온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직 가족단위의 마을이 많고, 또 겹지인이 가깝게 산다는 그러한 섬의 특징으로부터 나오는 이런 결혼 문화, 여러분은 얼만큼 알고 계셨나요? 저의 TMI가 여러분에게 재미있게 전달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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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겐 고향일 제주 - <계춘할망>
그래서 오늘은 제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영화를 하나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아까 시집의 구절에서 인용에서 눈치채셨듯이, 이 영화의 주인공은 '할망'입니다. '계춘'이라는 이름의 할머니는 물질을 하는 해녀인데요, 손녀인 '혜지'와 둘이 제주에서 살아갑니다. 그러다 친척의 결혼식으로 잠시 제주도에서 육지로 올라오게 되고, 정신없는 시장 한복판에서 '혜지'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십 몇 년 동안 애타게 혜지를 찾던 할머니는 다시 혜지와 조우하게 되는데요, 그 이후에 벌어지는 여러 일들을 영화는 아름다운 제주를 배경으로 풀어나갑니다.
사실 이번 주제를 위해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보게 되었는데요, 제가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예상했던 방향과는 조금 다르게 흘러가 살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는 아무래도 '스포주의!'가 필요한 영화인 것 같아요. 아무튼,, 제주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푸른 바다와 유채꽃, 그리고 길게 뻗은 나무들로 가득한 숲이 곧잘 눈에 들어오는데요, 지금 당장 제주도에 갈 순 없지만 제주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이 영화를 여러분께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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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심오하고 특이한 제목으로 눈길을 끄는 이 노래, 요즘 제가 자주 듣고 있는데요. 뭔가 푸른 바다나 숲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오늘 꺼내왔습니다. 이번 한 주도 여러분 무탈히 잘 지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