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사먹은 것은?
저는 사실 소위 '밈'이나 '짤'에 대해 집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마음 한구석에 적재적소에 쓰기 위해 도토리마냥 모아놓은 밈 창고가 있는데요, 오늘 그 창고에서 편의점과 관련된 것을 하나 꺼내며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드르륵 칵"입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편의점 야외 테이블의 플라스틱 의자를 끄는 소리'입니다. 처음 이 표현을 알게 되었을 때, 정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런 밈을 만들어내는 사람은 천재인가? 단순한 소리 하나로 한 공간과 그 공간이 가진 분위기를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다니!
저도 이 '드르륵 칵'과 관련된 추억들이 정말 많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편의점이라는 신비로운 소비의 세계에 빠져들게 되었는데요, 제가 중학교 때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사먹었던 것은 (저도 제가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름 아닌 '미니 마요네즈'였습니다. 당시에 1000원-2000원 정도의 가격에 CU에서 미니 마요네즈를 팔았었는데요. 제가 다니던 중학교에서 유행이었던 '청솔학원'에 등록하게 되면서 밤늦게까지 학원에 붙잡혀 있어야 되는 스트레스를 이 마요네즈로 풀었습니다. 같이 다니던 친구들은 저를 경멸하듯 쳐다보곤 했는데요, 아직도 그 눈빛이 기억이 납니다.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경멸하는 시선을 은근 즐겼던 것 같은데, 저는 타고난 관종(?)이었나 봅니다. 그치만 지금 마요네즈를 맨입에 먹으라고 하면 사실 또 먹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그때는 다른 간식 대신에 마요네즈를 달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 시기에 저는 두 달만에 키가 5cm가 넘게 크는 광란의 성장기(?)였는데, 아마 이 마요네즈가 큰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지금도 믿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고등학교 친구들과 야자를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가는 줄에서 몰래 빠져나와 5분만에 컵라면 먹기 챌린지를 한다던가(역시 이럴 땐 육개장이 최고이지만 가끔 더 큰 스릴을 즐기기 위해 다른 라면들을 도전했습니다) , 취해서 각자 집에 가기로 해놓고 아쉬워져 맥주 한 캔씩 더 사들고 '드르륵 칵'을 이용한다거나, 친구가 일하는 편의점에 놀러가거나, 띠부띠부 씰을 모으기 위해 동네 편의점을 몽땅 돌아다닌다거나, 성인이 되고 떨리는 마음으로 복권을 사러 가는 등 편의점이라는 공간에 얽힌 추억들이 마구마구 떠오릅니다. 이제는 시선을 어디에 두든 시야에 걸리는 것이 편의점이니만큼 여러분도 저와 비슷한 경험들을 가지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이번 기회에 저와 함께 생각해 보시면 재밌을 것 같네요 - 편의점에서 제일 돈을 많이 썼던 것은? 혹은 편의점에서 제일 많이 사먹었던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드르륵 칵'에 얽힌 가장 강렬한 추억은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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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자본주의 사회!
그리고 편의점은 사실 저에게 굉장히 이중적인 곳입니다. '소비의 세계'이자 '노동의 세계'이기도 했기 때문이죠! 대학교 1학년 캠퍼스 기숙사 안에 있는 '봉** 밥버거'에서 약 1년 간 일했던 저는 그 다음해 서울로 오게 되면서 편의점에서 새로운 알바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저는 꽤 다양하고 독특한 알바*들을 많이 했었는데요, 이 편의점도 꽤 독특했습니다. 항상 전국 매출 3위 안에 드는 편의점으로, 세브란스 안에 있었는데요. 병원 안에 있기 때문에 이 편의점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술과 담배의 목록은 외우지 못하지만 놀랍게도 과일 바구니와 당이 들지 않은 음료수, 환자용 귀저귀 목록들은 빠삭하게 외우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매출이 많은 직영점인 만큼 점장이 5명이었고 포스기는 4대가 있었으며, 동시간대에 일하는 알바생은 무려 약 7명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거기서 '포스기'를 맡았었는데요, 이 포스기를 맡으면 알바를 하는 내내 계산만 합니다! 매번 줄이 끊기지 않아서 손을 들어 "다음 손님 오세요!"를 외쳤어야 했던,,, 그래서 저는 이후 다른 편의점에 알바 지원을 고려할 때 이걸 경력으로 칠 수 있을지 심히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왜냐면 보통의 편의점에서 하는 일들은 아예 못했기 때문이죠,,, 아무튼 저는 이곳에서 많은 인연을 만났고 일도 그럭저럭 잘 맞았기 때문에 오래오래 다닐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요, 예상치 못하게 짤리고 말았습니다! 알고보니 퇴직금을 주지 않으려고 1년이 다 되어가는 사람들의 재계약을 해주지 않았던 것이죠! 그래서 이 혹독한 자본주의 사회로부터 뒤통수를 맞은 저는 꽤 오랫동안 해당 편의점 브랜드를 홀로 불매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문득 생각이 나 그 편의점을 검색해 봤는데요, 놀랍게도 전국 매출 3위 안에 들던 이 편의점이 사라졌더군요! 비록 끝은 좋지 않았지만 공간이 아예 사라졌다는 소식을 접하니 그 편의점에서 겪었던 소중한 추억들이 조금은 희미해진 것 같아서 여러모로 복잡한 마음이 듭니다😑
* 제가 했던 수많은 알바들 중 특이한 것으로는 암흑카페(아무것도 안 보임), 닌자 놀이공원(제가 닌자 역할이었습니다^^), 노가리 호프집(사장님이 맨날 이웃 고깃집에 놀러가서 혼자 노가리 굽고 먹태 뜯고 문어 익힘) 등이 있습니다. 혹시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후 기회가 될 때 관련 썰도 풀어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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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있기에
이번에 소개해드릴 영화는 단편/독립영화인 <목격자의 밤>입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배우 '변요한'의 앳된 시절을 엿볼 수 있는 영화인데요, 벌써 10년도 더 된 영화이지만 그런 시간의 격차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작품입니다. 주인공 '지훈'(변요한)은 야간 편의점 알바를 하던 중 한 뺑소니 사고를 목격합니다. 우연히 쓰레기를 내놓다가 보게 된 이 찰나의 순간으로 인해 지훈의 삶은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제는 흔한 거리의 NPC 같은 공간이 된 동시에, 각 가게마다 저마다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 한 동네의 '지표'이자 '상징'이 되어주기도 하는 편의점인데요, '어디에나 있다'는 이 편의점의 특성이 영화에서 굉장히 큰 역할을 하게 되는 <목격자의 밤>을 여러분께 추천 드립니다. 약 30분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이야기 전개가 정말 알차고 생각할 거리가 많기에 버스나 지하철에서 한 번 도전해보시면 어떨까요! (지금 네이버 시리즈에 올라와 있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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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kokophonix - Gone
'드르륵 칵'하면 또 빠뜨릴 수 없는 넷플릭스 코미디 <김씨네 편의점>에 나오는 노래를 추천 드립니다. 저는 몇 년 전부터 시즌 2에 머물러 있는 중인데, 혹시 완결까지 보신 분들이 계신지 궁금하군요!
TIP) 앨범 커버를 클릭하면 노래 감상이 가능한 유투브 링크로 연결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