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하면 생각나는 새, 까치
처음에 어디서 이 노래를 배웠는지는 잘 기억도 나지 않는데, 아직도 설날 주간만 되면 흥얼거리는 노래가 있습니다. 바로 "까치까치 설날은~"으로 시작하는 동요인데요, 주입식 교육으로 가사를 완벽하게 외워 달달 부른지 어언 20년이 되었건만, "그런데 왜 까치지?"라는 궁금증을 이제서야 가져봅니다.
찾아본 결과, 여러 설들이 있던데 가장 흥미로운 가설 한 가지를 소개해 드립니다. 한문문화권에는 '해음현상'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일종의 문자 유희로, 글자의 자음이나 독음이 비슷한 경우를 가지고 말을 만들어내는 거죠! 까치의 한자어는 '작(鵲)'으로 어제를 뜻하는 '작(昨)'과 음이 같아서 '어저께'와 '까치'를 유희적으로 동일시하는 말이 아주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온 것이 아닌가 하는 설이 있다고 합니다. 뭔가 가장 말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까치구나 하고 조금 싱겁게 피식 웃어버리게 되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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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뱃돈을 받기 위한 험난한 과정
경상도의 장녀는 무뚝뚝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툴다는 편견이 있습니다. 물론 저도 이것이 편견이라는 것을 주변 친구들을 보면서 굉장히 공감했는데요, 하나 문제가 있다면 제가 바로 이 편견에 딱 들어맞는 인간이라는 것입니다,, 스몰 토크에 아주 취약한 저는 1년에 단 두 번 정도 만나는 가족들 틈에서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누군가가 말을 걸어줄 때까지 시선을 회피하거나 괜히 바쁜 척 돌아다니거나 하곤 했는데요, 가장 곤란한 순간이 있다면! 바로 세배를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밥을 먹고 대충 뭔가 정리되는 시점(?)에 시작되는 이 세배 타임,, 저희 집은 굉장한 핵가족이라 저와 제 동생을 제외하면 모두 어른들이시기에 저희가 항상 세배의 마지막을 장식했습니다. 제가 장녀라는 이유로 동생들을 데리고 쭈뼛쭈뼛 어른들께 세배를 드리는 그 순간이 왜 이렇게 뻘쭘하고 싫던지!! 특히 동생들과 엎드려서 눈치 싸움하면서 언제 일어날지 각을 재는 그 긴장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물론 그 행동의 보상으로 세뱃돈이라는 (일시적인) 금전적 풍요를 얻게 되지만요! 저도 제 성격이 왜 이 모양인지 잘 알 순 없지만, 고등학생부터 이런 명절에 자주 참석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서 그 시절이 꽤 그립고 다시 돌아간다면 그때보단 더 싹싹하게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후회도 듭니다.
올해는 어쩌다보니 서울에서 명절을 보내게 되었는데요, 비록 가족들과 함께 보내지는 못하겠지만(막내 동생과 함께 살고 있긴 하지만, 저희는 함께 살면서 서로를 가족이 아닌 남으로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떡국은 챙겨먹으려고 합니다. 제가 말로 꺼내기도 싫은 나이가 되었다는 게 조금 소름이 돋지만, 어쩌겠습니까! 떡국은 먹어야죠! 가족들과 보내는 분들은 복작복작 따뜻한 명절을, 저처럼 각자만의 명절을 보내시는 분들은 맛있는 걸 드시며 보내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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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특선영화
설날하면 '영화'를 빼놓을 수 없죠! 저는 특히 OCN에서 틀어주는 특선 영화들을 자주 봤던 것 같습니다. 하루종일 티비 앞에서 이불 덮고 누워서 영화 몇 편을 보고 나면 훌쩍 지나가 버리던 명절, 꽤 많은 영화들을 봤지만 그 중 지금 생각나는 것은 <헬로우 고스트>입니다. 제가 차태현 배우를 영화배우로 인식한 첫 번째 영화이기도 한 이 <헬로우 고스트>는 굉장히 특이한 영화평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킬링타임 & 억지(?) 영화'라고 생각하고 봤다가는 큰 코 다친다는! 저도 그냥 코믹 영화인 줄 알고 봤다가 눈물콧물 흘리며 봤던 기억이 납니다.
이런 반전의 이미지를 가진 두 영화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첫 번째는 <고령화 가족>입니다. 앞서 소개했던 <헬로우 고스트>와 비슷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개봉했을 당시에는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결국 100만 관객을 겨우 넘겼었는데요, 이후 이 영화를 보게 된 사람들은 또 눈물콧물 흘리며 봤다고 합니다. 아 누가 그렇게 봤냐고요? 바로 접니다. 박해일 배우의 필모를 도장깨기 하다가 도전하게 된 이 영화의 주제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가족'입니다. 명절은 물론 많은 가족들이 모이는 날이니만큼 하하호호 웃음꽃이 피는 순간도 있지만 사실 싸우거나 틀어지는 순간들도 있습니다. 세상에 완벽한 가족이란 건 존재할 수 있을까요? 완벽한 개인도 사실 기대하기 어려운데 말이죠. (잠시 딴 얘기를,,, 저는 가족을 이상적인 집단으로 그리는 영화들에 상당한 거부감을 가지는 편입니다. 특히 흠 잡을 데 없는 모/부성애나 형제/자매애와 같은 것들을 그려낸다면 더더욱,,,) 그렇기에 이 영화가 보여주는 캐릭터들이 참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따뜻한 메세지를 보여주려고 노력한다는 점에서 제가 선정한 설날 특선영화에 어울리지 않을까 싶어 소개해 드립니다!
두 번째도 가족영화입니다. 여러 장르와 경계를 넘나들며 엄청난 영화들을 만들어내는 '이안' 감독의 1995년 작 <음식남녀>입니다. 사실 이번 레터메일을 쓰면서 가장 먼저 떠올랐던 영화이기도 한데요, 순간 제가 이 영화를 너무 좋아하는 바람에 앞에서 소개한 적이 있었나? 싶어 이제까지의 레터메일을 모두 훑어보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중심인물은 아버지로, 그는 유명한 요리사입니다. 그렇기에 이 영화의 오프닝은 아버지가 요리를 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요, 장면 하나하나가 굉장히 섬세하고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해서 사람들이 꽤 자주 최애 오프닝 시퀀스로 꼽기도 합니다. (유투브에 '음식남녀 오프닝'을 치면 짧게나마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옛날 대만 가정집의 풍경과 거친 필름이 주는 느낌이 정말 좋은 영화지만, 제가 이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는 바로 스토리 때문입니다. 아버지가 딸들을 초대해 요리를 해준다는 이야기에서 시작하는 이 영화, 따사로운 분위기로 가득할 것 같지만 저는 진행과 결말이 너무 충격적이라 팔짝! 뛰었었는데요, 꼭 스포 없이 영화를 보시길 바랍니다!
왜 영화를 얘기하다보면 연결되어 생각나는 영화들이 많을까요, 제가 소개한 이 두 영화와 비슷한 듯 비슷하지 않은 영화를 하나 짧게 추가로 소개해드릴게요! 자비에 돌란의 <단지 세상의 끝>입니다. 이 영화도 가족들이 함께 모여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영화의 명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영화를 보면 자비에 돌란 감독이 정말 음악을 트렌디하게 잘 쓰는 감독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습니다.
아무튼 여러모로 제가 가족에 대해, 그리고 가족의 개념에 대해 다시금 고민하게 해주었던 세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리면서, 마음 속으로 여러분의 새해복을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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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리싸(leeSA) - 비행기
아마도 연휴가 꽤 길다보니 여행을 계획하신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제가 좋아하는 여행과 관련된 노래를 하나 추천 드립니다!
TIP) 앨범 커버를 클릭하면 노래 감상이 가능한 유투브 링크로 연결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