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이번 주는 징징과 오랜만에 통화를 했습니다. 여러 주제 선정을 하다가 이번 호를 골랐는데요. 이름 하니까 생각나는 일화가 있습니다. 저는 본명이 흔치 않은 편이라 학창시절부터 학교에서 나쁜 짓을 하면 눈에 잘 띄는 편이었는데요. 아직도 기억나는 건 당시 유행하던 싸이월드에 이름을 검색했을 때입니다. 그땐 체감상 1030젊은이들은 모두 도토리를 줍던 시대였는데도, 제 이름으로 된 미니홈피는 전국에 8개 뿐이더라고요. 그 사람들의 미니홈피를 클릭해보며 다른 세계의 저는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자신에게 붙은 고유명사다 보니, 희소성 있는 제 이름이 꽤 자부심있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여담이지만 명리학적으론 이름에 쓰면 안 되는 한자가 들어갔다고 하는데, 30년 가량 아무 일 없이 잘 살고 있으니 괜찮은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자신을 소개할 때 쓰는 이름 혹은 별명이 있으신가요? 이번 호는 중의적 의미를 가진 작품을 소개해볼까 해요. 예를 들면 제목이 지명인 줄 알았는데 누군가의 이름이었다거나, 혹은 애초부터 두 가지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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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를 기다리며
주제를 떠올리고 나니 오래된 작품이 생각납니다.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제목을 들어보신 적 있나요? 전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고도(해발 고도 할 때 그 고도)를 기다린다는 의미인 줄 알았는데요. 읽어보니 그게 아니라 '고도'라는 인물을 기다린다는 의미더라고요.
작품은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고,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이라는 두 사람이 '고도'를 기다리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고도를 기다리는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니라서, 둘은 지루해하면서 계속 기다립니다. 포조와 럭키라는 인물도 만나면서요. 어느 날은 둘에게 다가온 소년이 "고도 씨가 오늘은 (오늘 밤은) 못 오지만 내일은 꼭 오겠다고 전하랬어요." 라는 전언을 남깁니다. 둘은 르 말을 믿고 기다리지만, 다음 날도 고도는 오지 않습니다. 결국 막이 내릴 때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죠. 많은 해석에서 고도는 '희망' 으로 읽히곤 하는데요. 희망을 기다리며, 라고 책 제목을 바꿔 읽어보면 전체적인 이야기가 좀 다르게 와닿습니다. 두 사람이 고도를 기다리면서 아무 것도 하지 않았거든요. 가만히 기다리기만 합니다. 정말로, '고도'가 와줄 때까지.
각자에게 고도가 누군지, 또 무엇인지는 다르겠지만요. 행동하지 않으면 만날 수 없다는 지점에선 늘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얼마 남지 않은 26년의 4분기동안 꼭 해야 하는 것들 리스트를 만들었어요. 9월부터 12월까지 실행하는 게 목푠데 꼭 해낼 수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남은 질문이 있는데요.
여러분들께도 '고도'와 같은 존재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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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봉한 스파이더맨 ost <Oh yeah?>를 부른 Steve Lacy 의 곡이에요. 같은 앨범에 실린 <doom> 의 멜로디가 제 취향이라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