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전석순 작가의 <거의 모든 거짓말>을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이번 주 주제를 듣자마자 떠오른 책이기도 했고, 설정이 독특해서 푹 빠져들어 읽게 되거든요!
이 책 속에서 ‘거짓말’은 일종의 스펙으로 기능해요. 쉽게 말하면 거짓말을 잘 할수록, 사회에서 인정 받고 잘 살아갈 수 있어요. 그 때문에 주인공은 스펙을 갖추려 열심히 노오력(...)하는 청년들처럼 거짓말을 연마하는데요. 이 책이 소름끼치는 점은 처음부터 끝까지 건조한 어투로 사건을 진술하지만, 도대체 무엇이 진실이고 어디서부터 거짓말이 시작되는지조차 독자는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점이에요. 한마디로 이 책 전체가 하나의 거짓말처럼 느껴져서 저는 흥미롭게 읽었던 책입니다!
이 책에서 유독 제 눈길을 끌었던 문장들이 있는데요. 같이 보면 좋을 것 같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잘 속는 사람들은 기댈 곳이 없는 사람들이다」
「진실은 수정할 수 없지만 거짓말은 언제든지 유리한 쪽으로 뜯어 고칠 수 있다」
「사랑을 유지시키는 힘은 돈도 외모도 아닌 오직 거짓말에서만 나온다. 권력과 돈과 외모는 시간이 지날수록 변하지만 거짓말은 변해 봤자 다시 거짓말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언제든 시든다. (중략) 가짜라도 괜찮다. 사랑에 빠지기만 하면 가짜인 줄도 모를 테니까.」
이 구절들이 왜 뼈아프지 생각해보니까, 마음에 결핍이 있거나 내가 약해져있을 때는 진실이 있더라고 그걸 외면하고 싶을 때가 있어서라는 생각이 들어요. ‘흐린 눈’을 하고선 ‘아냐 내가 믿는 게 맞아’라고 나 자신에게도 거짓말을 해버릴 때가요. 특히 인간관계에서는 더더욱 그럴 때가 있더라고요. 제가 대문자 F여서 그럴 수도 있지만, (전국에 계신 모든 F여러분 공감 부탁드립니다^^) 타인 안에서 내가 싫거나 불편한 어떤 지점을 발견했을 때도, 그 사람을 안 좋게 생각하고 싶지 않다면 더더욱 그 부분을 480p정도로 보게 된다고나 할까.
책에서도 그 지점을 직시할 수 있게끔 우리에게 냉철한 '조언'을 여럿 던져주고 있어요. 말도 안 되는 거짓말에 유약한 어느 날의 내가 홀라당 넘어가서 힘들지 않을 수 있도록이요. 내가 타인의 그럴 듯한 말들에 너무 말려들고 있는 것 같은데... 싶은 날! 읽는 걸 추천드립니다. 찬물 세수한 것처럼 정신차릴 수 있도록 도와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