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 3부작
요즘 정유정 작가의 소설을 즐겨 읽고 있습니다. 이전 호에서 <완전한 행복>을, 또 지나간 레터들에서 <내 심장을 쏴라>나 <7년의 밤>을 언급했기 때문에 눈치를 채신 분들도 계시겠군요. 잘 짜여진 서사와 잘 쓰인 문장을 보면 저도 좋은 자극을 받기 때문인가 봅니다. 한동안 도통 글을 쓰지 못했는데 요즘은 새롭게 글도 시작하고 있어요. 강렬한 이야기를 보며 '나도 저런 글을 쓰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게 직업이 되어버린 것 같기도 합니다. 발치에라도 닿기 위해 열심히 써보면 되겠지요?
오늘 이야기할 책은 <완전한 천국>으로, 정유정 작가가 집필한 욕망 3부작의 두 번째 시리즈입니다. 여기서 가상 세계인 '롤라'가 등장하는데요. 현실에서의 '나'가 완전히 동일한 기억과 인격을 갖고 롤라에 업로드 된다는 설정을 갖고 있습니다. 이걸 접하고 나니 이번 호는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세계를 주제로 여러분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어요. 저는 이 설정을 접하고 '디지털 트윈'이라는 개념이 떠올랐는데요. 디지털 트윈은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사물들을 각종 변수와 조건까지 그대로 가상세계에 복사하여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기술을 말한답니다. 최근 엔비디아가 이를 통해 지구 전체를 가상세계에 복사해서, 발생할 수 있는 기상 이변 등을 관측하는 가능성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기술의 발전 속도를 보면, 소설 속에 등장하는 '롤라'가 현실화 되는 것도 불가한 일이 아닐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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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이 개인화된 콘텐츠가 된다면
*스포주의: 아래 내용은 책에 대한 본격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은 많지만, 메인 주인공은 (제 생각에) 3명으로 추릴 수 있습니다. 드림시어터의 설계자인 '해상', 삼애원에서의 일들을 겪었고 해상의 의뢰인인 '경주', 그리고 해상의 연인인 '제이' 입니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완전한 천국>은 '롤라'가 존재하는 세계입니다. 현실에서 병을 앓았든, 가난했든 부자였든, 그런 것은 롤라에 업로드 된 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 원하는 건 모든 해볼 수 있거든요. 어떠한 삶도 살아볼 수 있고요. 넷플릭스를 구독하는 것처럼 원하는 형태의 삶을 모두 구독해볼 수 있는 겁니다. 다만, 하나의 '삶'이 끝나야, 즉 죽어야지만 다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그라운드 룰이 적용됩니다. 꼭 인간이 아니라 독수리로도, 사막 여우로도 살아볼 수 있는 곳이 롤라입니다. 만약 기성 콘텐츠가 질렸다? 그렇다면 개인을 위한 개별 콘텐츠도 제작할 수 있습니다. 그걸 만드는 게 '해상'의 직업이죠.
책은 해상이 자신에게 의뢰를 한 경주를 만나러 가며 시작됩니다. 이상 기후로 날씨가 매우 춥고, 바다에 빙하가 떠밀려오는 미래의 세계에서 둘은 처음으로 조우합니다. 자신이 살아온 삶을 들려주어야 드림시어터 (개인화 콘텐츠) 설계가 가능하다는 해상의 말에 경주는 '삼애원'에서 있었던 일들을 말하기 시작합니다. 삼애원은 요양병원 같은 곳으로, 동생 승주의 죽음 뒤 직장에서마저 의료 사고로 잘리게 된 경주는 그곳에서 보안 요원으로 일을 시작합니다. 메인 스토리에서 잠깐 벗어나 승주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승주는 요즘 뉴스에 나오는 '쉬었음 청년'이었습니다. 나아가 로그아웃 청년이라고까지 이들을 부르는 워딩이 있더라고요. 방에서 나오지 않고 히키코모리로 생활하는 승주를 경주는 굉장히 답답해하는데요. 이 둘의 관계가, 나아가 경주가 승주의 죽음을 맞이하고 더 나락으로 떨어지며 승주를 이해하는 과정이 전 매우 마음이 아팠습니다. 현실을 도피할 장치들이 넘처나는 세계에서도 독자를 울리는 건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지점들이 아닌가 싶기도 했어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흔한 요양병원인 줄 알았던 삼애원은 롤라로 접속할 수 있는 '유심'을 가진 인물과 그 인물을 쫓던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인 장소였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취업한 경주가 모든 걸 알고 의도적으로 그곳에 온 룸메이트 제이를 만나 진실을 깨닫는 장소이기도 했죠. 실은 승주의 죽음도 롤라와 연결되어 있었는데요. 모든 복선이 연결되며 하나의 퍼즐이 완성될 때 남다른 짜릿함이 있었습니다. 경주가 해상을 찾은 것도 의도가 있어서였습니다. 바로 해상이, 룸메이트였던 제이가 가장 사랑한 연인이었기 때문입니다. 해상은 현실에서 루게릭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사막 여우를 보고 싶어 찾아간 바하리야 사막에서 제이를 만나고, 둘은 첫눈에 반합니다. 그때부터 제이는 해상을 롤라에 업로드 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접속하기 위한 유심을 찾으러 삼애원까지 도달했던 거죠. 해상은 경주의 입을 통해, 자신이 그간 몰랐던 제이의 삶의 파편을 듣습니다. 그렇다면 경주는 과연 해상에게 어떤 부탁을 하러 해상을 불러낸 걸까요? 해상은 그의 말을 듣고, 제이가 자신을 데려다놓은 이 곳 롤라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요?
조금 복잡하고, 또 난해한 구석이 있어 책장을 덮으면서도 결말은 어떤 의미일까 생각하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그런데도 포기하기는 커녕 다시 돌아가 읽고 싶어지는 소설이기도 했어요. 소중한 사람의 죽음과 그를 통한 각성. 그것이 곧 또 생의 열망과 이어져 새로운 사랑을 만나게 된다는 점도 매력적이었습니다. 저와 다르게 호불호가 갈리실 수도 있지만, 여러분은 어떻게 읽으실지도 궁금하군요!
친구에게 추천을 받아 듣게 된 곡인데요. 최근 데뷔한 아이돌이라고 하더라고요. 'GO'라는 곡은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은데 다른 노래는 잘 모르지만 이 곡이 드라이브 할 때 듣기 참 좋은 곡이란 생각이 들어 추천드립니다! 너무 더워지기 전에 어디로든 바람 쐬러 많이 다니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