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징징의 인사말"
왜 실제로 바쁜 것보다 몸은 더 바쁘다고 인식하는 걸까요! 요즘 모든 게 삐걱거리는 느낌입니다.
연말이 다가오는 요즘, 모두 건강 챙기시길 바라요! |
|
|
🔖ALSO NEWS
여러분, 유명한 모큐멘터리 시트콤 <더 오피스>에 대해서 알고 계신가요? 몇 년만에 후속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른바 '오피스'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의 배경이었던 '던더 미플린 스크랜튼'이라는 제지회사에서, 신문회사인 '더 트루스 텔러'로 배경을 바꿔 등장한 이 후속작의 제목은 <더 페이퍼>입니다. 보다 더 직관적인 이름으로 돌아왔죠! '오피스'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던 '오스카 누녜스'가 이번 후속작에서도 동일한 캐릭터로 등장하면서, 두 작품을 이어 보기가 더욱 좋습니다. 요즘 버스에서 저는 이 시트콤을 한 편씩 깨고 있는데요. 이 신문회사, '트루스 텔러' 또한 '던더 미플린'처럼 얼렁뚱땅 굴러가고 있습니다. 기사를 써본 적도 없는 신문회사 직원들이 모여 저마다의 개성을 담아 기사를 작성해 나가는데요, 그 중 도저히 신문에 실을 수 없을 것 같은 사건들도 신문 한 켠에 담아내기 위해 그들은 'ALSO NEWS' 라는 란을 개발하는 지경에 이릅니다. 오늘 편지의 주제는 바로 여기서 빌려왔는데요, 이번주 저와 초마 DJ가 읽은 뉴스 중 하나를 골라 서로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럼 이번주에 제가 읽은 뉴스를 아래에 공유드려요!
여러분, 일을 하다가 갑자기 눈물을 흘린 경험이 있으십니까? 저는 사실 없었는데(아마도) 이번주에 이런 일이 생기고야 말았습니다! 바로 뉴스를 읽다가 너무 슬픈 나머지 울고 말았는데요, 하필 옆에 같이 일하는 분이 계셔서 몰래 눈물을 찔끔 훔쳤습니다. 제가 읽은 뉴스의 제목은 바로 "폐동물원에 죽은 듯 멈춰 있던 범고래들... '드론 손님' 날아오자 공연을 시작했다"입니다.
몇 년 전, 한 범고래가 장안의 화제였던 적이 있습니다. 바로 인간의 언어로 인사말을 하는 것 같은 모습 때문이었죠. 그 주인공은 프랑스 앙티브 마린랜드 동물원의 '위키'였습니다. 사육사 '에이미'의 이름을 발음하고 간단한 인사말을 전하는 등 그 거대한 범고래가 인간의 언어로 소통하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은 많은 사람들에게 놀라움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 시대는 계속해서 변해 프랑스에도 새로운 법들이 많이 제정되었습니다. 동물에 관한 법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프랑스 앙티브 마린랜드는 새롭게 제정된, 해양 포유류의 쇼를 금지하는 법안에 의해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앞서 많은 주목을 받았던 이 동물원의 '위키'는 이 동물원에서 태어난 범고래로, '위키'와 '위키'의 새끼 '케이조'는 자연 방생이 불가능한 개체였습니다. (특히 범고래의 경우에는 더욱 자연 방생이 힘든 종이기도 합니다) 이에 그들의 거처가 불분명해진 상황에서, 그들이 최대한 좋은 방식으로 변화를 맞이할 수 있도록 방법을 강구한다는 것이 바로 작년에 나온 뉴스였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제가 이번주에 보게 된 저 제목의 뉴스에 나오는 범고래가 바로 이 '위키'와 '케이조'였습니다. 지난 1년 동안 문을 닫은 동물원에서 그대로 방치된 두 범고래는 최소한의 먹이만을 제공받으며, 오직 단 둘이서 그 좁고 더러운 물 속을 헤엄치며 끝나지 않는 막막함과 답답함을 안고 살고 있었습니다. 촬영을 위해 다가오는 드론 카메라를 인식한 그들은 영상 속에서 지난 날 배웠던 공연 쇼의 움직임을 보입니다. 차마 영상이나 사진을 이 편지에 들고 오지 않았습니다만, 저는 그 영상을 보는 순간 눈물이 왈칵 났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요. 그 누구보다 화려한 주목을 받았던 범고래조차 사람들의 이기심으로 인해 방치되고 있었습니다. 사실 그들의 거처를 고민하던 중, 일본, 스페인, 캐나다 등에 있는 동물원으로 이동시키자는 말도 나오고 있었는데요. 프랑스는 여러 이유를 대며 이를 반대했습니다. 과연, 단 둘이 아무것도 없는 폐동물원에 갇혀 몇 년의 세월을 보내야 하는 것이 가장 최선책일까요? 또, 단순히 명목상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만 만들어놓으면 자신들의 책임이 끝난 줄 아는 사람들은 저렇게 법의 그림자로 버려지는 생명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저는 외로움을 많이 타는 인간이라 그런지 혼자 있을 때면 가끔 괴롭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하루에 몇 분도 채 되지 않을 때도 말이죠. 영상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두 범고래의 형상이 꽤 오랫동안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
💫같이 살아보려는 마음
그런데 사실 요즘 뉴스를 보니, 이건 프랑스에서만 불거진 문제가 아닌 듯합니다. 최근 한국에서는 '동물권행동 카라'와 관련하여 여러 논란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저도 환경영화제나 여러 활동 등을 통해 카라에 제 기준에서는 꽤나 많은 비용을 기부해왔습니다. 같이 살아보고 싶은 저의 마음이 이렇게 쓰이고 있었다니, 화도 나지만 허탈해지는 기분이기도 합니다. 사실 저는 평소에는 아무 생각도 없이 삽니다. 배달도 자주 시켜먹고, 왕창 인터넷 쇼핑도 합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문득문득 끼어드는 그 '같이 살고 싶은 마음'이 가끔 자고 있던 또 다른 저를 깨우곤 합니다. 그런데 저와 달리, 자신의 하루를 온전히 이런 마음을 지키는 데에 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바로 이런 사람들이 여럿 등장하는 영화, <생츄어리>, 이전 환경 영화제에 대한 리뷰를 하면서 언급했었던 이 영화를 오늘 또 한 번 꺼내오게 되었습니다. (현재 ott에서 볼 수 있습니다) 생츄어리는 '안식' 혹은 '보호'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이지만 단순히 '보호소'로 치환되기에는 조금 복잡한 개념이라 한국에서도 '생츄어리'라는 외래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는 동물들, 특히 야생동물들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고 운영하는 것인데요, 그렇다보니 동물원과도 개념이 사뭇 다릅니다. 아직 한국에는 이러한 생츄어리 개념의 보호구역이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런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김정호 수의사, 최태규 활동가 등이 바로 그런 사람들입니다. 단순히 그저 같이 살고픈 마음뿐이건만, 현실은 참 복잡해서 이 생츄어리를 만드려는 사람들끼리도 모두 같은 시각을 공유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런 시각의 차이, 그리고 그 차이로부터 우리가 더 깊게 고민하고 들여다봐야하는 지점들에 대해 영화는 우리에게 끈질기고도 찬찬히 보여줍니다. '새벽이', '클라라', '반순이' 등,, 이제는 돼지, 너구리, 곰으로 단순히 치환되지 못하고 기억되는 이름들이 자꾸만 생깁니다. 지난 편지에서 쓴 것처럼 한 편의 영화나 책이 어떤 때는 제 하루를 바꾸기도 하는데요. 제가 소개해드린 이 영화를 계기로 여러분에게도 저의 이번 주 'news'가 'also news'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
🎵오늘의 노래: Enji - Ulbar
여러분은 새로운 음악에 도전하시는 걸 좋아하시나요!
최근 저의 세상에 새로운 news였던 이 음악을 전해드려요!
TIP) 앨범 커버를 클릭하면 노래 감상이 가능한 유투브 링크로 연결됩니다 |
|
|
Enji - Ulbar
Улбар шаргал нарны гүн туяа Гудайх тэнгэрийг хучин бууж Халуун агаарыг жиндээн унтууллаа Ѳргѳн хаяа үүдээ хаалаа
Тайван ууршиж манан буулаа
|
|
|
"DJ 초마의 인사말"
안녕하세요. 연말이 다가오니 마음이 싱숭생숭 하군요. 여러분도 감기 조심하시길 바라요! |
|
|
🎅연말이 다가오니까
12월이 다가오니 유럽은 곳곳에서 크리스마스 마켓 준비가 한창입니다. 여기저기에 트리가 설치되고 조명이 형형색색으로 반짝이는 걸 보니 정말로 올해도 막바지에 다다랐구나 이제야 실감이 납니다. 올해 저에게도 참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요. 이 편지를 쓰는 지금의 저는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가, 크리스마스를 기대하다가, 연말 일정이 바뀌어서 새로운 비행기표를 끊었다가, 라면을 끓일까 말까 고민을 하고 있답니다. 아직도 새 집에 마땅한 가구는 들이지 못했고, 가구보다 기타를 더 사고 싶은 상태예요. 인생이 늘 그렇듯 종잡을 수 없는 고민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 삶을 주간지로 만든다면 그곳에도 'ALSO NEWS'라는 칸이 꼭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군요. 날씨도 흐리고 비가 오다보니 우울이나 무력감에 쉽게 물들어가고 있는데요.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은 마음 건강도 꼭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우리를 울린 뉴스
최근 제 눈시울을 붉어지게 한 뉴스는 총 세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런던 베이글 뮤지엄에서 일하던 청년의 과로사 소식이었고, 다른 하나는 쿠팡에서 일하던 기사가 전신주를 들이받은 사고 소식, 마지막은 한국동서발전소 붕괴사고 소식이었습니다. 과로사와 산재, 마주할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지는 두 단어가 요즘따라 더 날카롭게 와닿는 것은 그걸 만들어낸 사회 구조에 저 또한 일조했다는 부채감 때문일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희망을 보는 건 침묵하지 않는 사람들을 통해서입니다. 특히 기업의 과도한 근로 요구로 인해 발생한 가슴 아픈 일들에는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대중들이 같이 분노를 표하고 있는데요. 이미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제주에서 새벽배송을 하다 숨진 쿠팡의 택배기사 고 오승용씨와 영업점 팀장이 나눈 카톡 내용을 보고 저는 깊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팀장님 27일 휴무 될까요?"라고 묻는 고인의 말에, "안됩니다. 원하시는 대로 하시려면 다른 곳으로 이직하셔야 될 것 같네요."라고 온 대답을 보고 말이죠. 행여나 소중한 일자리를 잃을까 고인은 곧바로 "아닙니다. 죄송합니다."라는 카톡을 보냈습니다. 이때 고인은 이미 주 6일 11시간 30분씩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8월 쿠팡 측에서 개선책으로 발표했던 '격주 주5일 배송제'가 고인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던 것이죠. 고인은 부친상을 치른 후 '이틀 쉬고 싶다'고 영업점에 요청했으나, 이마저도 반려되면서 결국 하루 쉬고 복귀한 업무 첫날에 택배 차량이 전신주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장시간의 노동과 감정적으로도 매우 지친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고, 그게 곧 사고로 이어졌습니다.
저는 유럽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지만, 부서 특성상 워라밸이 좋지는 않은 편입니다. 지난 주엔 주 5일 내내 거의 21시-22시 퇴근을 했습니다. 현지 회사들(일부 업계 제외)은 주40시간보다 단축근무를 시행하는 곳이 많고 (35-37.5시간), 금요일엔 오후 2-3시면 업무를 모두 마치는 것과는 상당히 대비되는 양상입니다. '왜 그렇게 까지 하느냐'고 하면 사실 할 말은 없습니다. 책임감 있게 맡은 바를 끝마치고 싶어서겠죠. 저는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일하는 사람이 바보 취급 받지 않는 세상을 원하거든요. 마찬가지로 법적으로 사용이 보장된 휴무를 쓰고자 할 때, 노동자가 '원하시는 대로 하려면 이직하라'는 폭력적인 발언을 듣지 않는 세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럼에도, 적어도 이 일들에 함께 분노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위로가 됩니다. 모든 산업재해법은 유가족들의 피로 쓰였다는 말처럼, <그리고 우리가 남았다>는 과로사 및 과로자살 사건에 부딪힌 가족과 친구 그리고 동료들은 위한 안내서입니다. 과로사와 과로자살로 가족을 잃은 이들이 죽음을 받아들이고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직접 썼다. 과로로 인한 죽음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이를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것이 남은 이들의 치유를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담은 글을 함께 읽으며 우리가 우리 곁에 일어난 일들을 잊지 않고 정당히 분노하길 바라겠습니다. 일단 저부터도요!
-
🎵오늘의 노래: 김동률 -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징징이 새로운 곡을 추천했으니 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익숙한 늬우스의 곡 전해드립니다. 최근에 우연히 다시 들었는데 이 계절이랑 어찌나 잘 어울리던지요 !
TIP) 앨범 커버를 클릭하면 노래 감상이 가능한 유투브 링크로 연결됩니다 |
|
|
김동률 -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아직 혼자라는 너의 그 말에 불쑥 나도 몰래 가슴이 시려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조금 멀리 돌아왔지만 기다려왔다고 널 기다리는 게 나에겐 제일 쉬운 일이라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고
|
|
|
- 📮FEEDBACK
11월도 중반을 훌쩍 넘기고 있습니다 여러분! 지금 안고 있는 고민들은 남은 시간 동안 천천히 내려놓고, 다가올 좋은 일들을 더욱 많이 주워담으시길 바랍니다.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
|
|
|